안녕하세요.
교대근무를 한다고 하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교대근무 많이 힘들죠?"
그런데 막상 대답하려고 하면 쉽게 대답하기가 어렵습니다.
힘든 점도 많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교대근무 덕분에 얻은 것도 분명 있었기 때문입니다.
20년 넘게 교대근무를 하면서 느낀 솔직한 이야기를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교대근무의 가장 큰 장점은 평일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은행이나 병원에 갈 일이 생겨도 굳이 휴가를 내거나 조퇴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출퇴근 시간도 일반 직장인들과 겹치지 않아 길이 막히는 일도 거의 없습니다.
이런 작은 편리함은 생각보다 꽤 큰 장점입니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교대근무가 더 좋다고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평일에는 학교 현장체험학습 제도를 이용해 가족여행을 갈 수 있었고,
주말보다 숙소를 구하기도 쉬웠고 가격도 훨씬 저렴했습니다.
사람도 많지 않아 여유롭게 여행을 다닐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어릴 때는 제가 낮에 조금 덜 자더라도 함께 놀아줄 시간이 있었습니다.
평일 낮에 아이와 공원에 가고,
놀이터에서 뛰어놀던 기억은 지금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월급입니다.
교대근무를 하면 야간수당이 붙습니다.
그 달에 야간근무가 며칠이나 있느냐에 따라 월급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월급날이 다가오면 이번 달 야간근무가 몇 번이었는지 먼저 계산하게 됩니다.
같은 회사에서 상주근무를 하는 사람들과 비교하면 한 달에 60~70만 원 정도
더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일부러 교대근무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만큼 수당의 차이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아이가 커갈수록 평일에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학교도 가야 하고,
학원도 가야 하고,
한 번 빠지면 진도를 따라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빠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시간이,
어느 순간부터는 더 이상 장점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교대근무의 가장 큰 단점은 역시 건강인 것 같습니다.
오전 근무,
야간 근무,
오후 근무를 반복하다 보면 몸은 밤낮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특히 야간근무가 가장 힘듭니다.
밤새 일하고 아침에 집으로 돌아오면 정말 푹 자고 싶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몸은 너무 피곤한데 잠은 깊이 오지 않습니다.
저도 많이 자야 3~4시간 정도입니다.
한번 깨면 다시 잠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면 피로가 계속 쌓입니다.
마지막 야간근무가 끝날 무렵에는 몸이 천근만근처럼 무겁게 느껴질 때도 많습니다.
주변에는 잠이 오지 않아 소주 한 병을 마시고 잠을 청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만큼 밤낮이 바뀌는 생활은 생각보다 몸에 큰 부담이 됩니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맞추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설이나 추석에도 공장을 가동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특근수당은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명절에도 가족들과 함께하지 못하고 회사에서 일하고 있으면,
'내가 지금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명절에는 대부분 쉬게 되었지만, 교대근무 특성상 주말 근무는 여전히 많습니다.
가족 모임도,
친구들과의 약속도,
대부분 주말에 잡히다 보니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커갈수록 그런 아쉬움은 더 커졌습니다.
아이도 학교를 다니고,
학원도 다니고,
주말에만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데,
저는 그 주말에도 근무를 하는 날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아이와 평일 낮을 함께 보낼 수 있다는 것이 교대근무의 장점이었지만,
아이가 커갈수록 오히려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교대근무는 혼자 하는 일도 아닙니다.
저희 회사는 A조, B조, C조, D조 네 개의 교대조로 운영됩니다.
하루에는 세 개 조가 각각 오전, 오후, 야간 근무를 하고, 한 개 조는 휴무를 합니다.
각 조마다 맡은 근무시간에 해야 하는 업무도 있지만,
네 개 조가 함께 이어가는 공통된 업무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앞 근무조가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다음 조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대부분은 자기 일을 책임감 있게 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일하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꼼꼼하게 마무리하고,
누군가는 다음 조가 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일을 넘기기도 합니다.
결국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성실한 사람에게 일이 더 몰리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교대근무를 오래 하다 보면 이런 스트레스도 결코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저는 교대근무를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교대근무는 분명 쉽지 않은 일입니다.
몸은 힘들고,
가족과 시간 맞추기도 어렵고,
함께 일하는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쉽게 교대근무를 떠나지 못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결국 가족을 책임져야 했기 때문입니다.
교대근무 덕분에 가족을 책임질 수 있었고,
아이가 어렸을 때는 평일에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선택하라고 한다면,
젊었을 때와 지금의 대답은 조금 다를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조금 더 많은 월급이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수당보다 건강이,
월급보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교대근무는 분명 장점도 많은 근무 형태입니다.
하지만 오래 할수록 몸이 보내는 신호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저는 이제야 조금씩 느끼고 있습니다.
월급도 중요하지만,
건강을 잃으면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는 것을 나이가 들수록 더 실감하게 됩니다.
오늘도 교대근무를 하고 계신 모든 분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우리 모두 건강만큼은 꼭 챙기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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