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집 근처 도서관에 왔습니다.
토요일이라 조금 한산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습니다.
학생들도 많았고,
저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어른들도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도 오늘은 학원 보강이 있어서 하루 종일 학원에 있고,
아내도 약속이 있다고 해서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이 생겼습니다.
모처럼 쉬는 날이라 집에서 푹 쉬어도 됐지만,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기 싫어서 도서관으로 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책을 펴놓고 앉아 있으니 공부보다 다른 생각들이 더 많이 떠올랐습니다.
문득 학생 때가 생각났습니다.
도서관에는 그때의 저와 비슷한 나이의 학생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때 조금만 더 열심히 공부했으면 지금은 어땠을까?'
물론 공부를 잘했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보다는 조금 더 많은 선택지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가끔 듭니다.
지금의 직장이 아니라 다른 일을 하고 있었을 수도 있고,
회사를 그만두고 싶을 때 조금은 덜 두려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지나간 시간을 후회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그래도 이런 생각이 한 번씩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아이 생각도 났습니다.
이제 중학생이 된 아이를 보면 이런 마음이 듭니다.
'지금은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나중에 선택할 수 있는 길이 훨씬 많아질 텐데.'
그래서 요즘은 아이를 보며 걱정만 늘어갑니다.
하지만 막상 아이에게는 쉽게 말하지 못합니다.
잔소리를 해도 듣지 않는 나이이고,
화를 낸다고 달라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저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부모님께 그랬으니까요.
도서관을 둘러보니 다들 열심히 자기 할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문제집을 풀고 있었고,
어른들은 자격증 책을 보거나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저도 괜히 마음이 다잡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모르게 다시 책을 펼쳐 봤습니다.
'나도 조금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괜히 뒤처지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내일 출근인데 그냥 집에 가서 낮잠이나 잘까?'
참 사람 마음이 재미있습니다.
분명 무언가를 하려고 도서관까지 왔는데,
조금 지나니 쉬고 싶은 마음도 함께 올라왔습니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과
그냥 쉬고 싶다는 마음이 하루에도 몇 번씩 왔다 갔다 합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지만,
당장의 피곤함도 무시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도 오늘 도서관에 온 것은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공부를 하지 않았더라도,
몇 페이지를 읽었는지가 중요하지 않더라도,
집에서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는 대신
'내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그런 생각을 해본 하루였으니까요.
예전에는 시간이 나면 그냥 쉬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쉬는 날에도
블로그에 쓸 이야기를 떠올리고,
책도 읽어보고,
앞으로의 삶을 생각하게 됩니다.
아직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내일이면 저는 다시 출근할 것입니다.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고,
또 퇴근 시간을 기다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오늘처럼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잠깐이라도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예전과는 조금 달라졌다고 믿고 싶습니다.
도서관 창가에 앉아 사람들을 한참 바라봤습니다.
학생도,
직장인도,
나이가 많은 분도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오늘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아직 제 삶이 달라진 것은 없지만,
오늘처럼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으려는 마음만큼은 예전보다 조금 달라졌습니다.
어쩌면 사람은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이런 하루들이 조금씩 쌓여 달라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젠가 오늘을 떠올리며
'그날 도서관에서 읽은 것은 책이 아니라 내 인생이었구나.'
그렇게 웃으며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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