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들어 스스로에게 자주 하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나는 언제부터 이렇게 쉽게 짜증을 내게 되었을까?"
예전의 저도 성격이 아주 좋은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작은 일에도 예민해지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거나,
집에서 계획이 틀어지거나,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괜히 신경이 쓰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고 나면 또 후회합니다.
"왜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했을까?"
"굳이 짜증낼 일은 아니었는데."
한동안은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스트레스가 많아서 그런가 보다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조금 다른 문제인 것 같았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교대근무를 하며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가족을 책임져야 하고,
매달 생활비도 마련해야 합니다.
대출도 있고,
아이 교육비도 계속 들어갑니다.
월급이 들어오면 잠시 안도하지만,
각종 지출이 빠져나가고 나면 또 다음 달을 생각하게 됩니다.
당장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늘 빠듯하다는 느낌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상태가 오랫동안 이어지다 보니 마음도 조금씩 지쳐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미래에 대한 걱정을 안고,
생활비 부담까지 계속 이어지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웃는 일보다 한숨 쉬는 일이 더 많아졌습니다.
가장 힘든 것은 그런 감정이 가족들에게 향할 때가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아이에게 그럴 때가 있습니다.
영어 학원, 수학 학원 비용이 적지 않게 들어갑니다.
외벌이로 생활하다 보니 그 돈이 얼마나 힘들게 벌어지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괜히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학원비가 얼마인데..."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좋을 텐데..."
그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그러다 결국 목소리가 높아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늘 후회하게 됩니다.
사실 아이가 미운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그저 아이였을 뿐입니다.
돌이켜보면 정작 화가 났던 대상은 아이가 아니라 제 현실이었던 것 같습니다.
문제는 제 마음속에 쌓여 있던 걱정과 불안이었습니다.
생활에 대한 부담,
미래에 대한 걱정,
그리고 여유 없이 살아온 시간들이 저를 점점 예민하게 만들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문제는 성격이 아니라 여유였다는 것을 말입니다.
생활에 여유가 없으니 마음도 함께 여유를 잃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사람은 여유가 있을 때 더 너그러워지는 것 같습니다.
시간에 여유가 있으면 실수를 이해할 수 있고,
마음에 여유가 있으면 다른 사람을 배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유가 사라지면 모든 것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작은 문제도 크게 느껴지고,
별일 아닌 일에도 쉽게 예민해집니다.
저 역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돈 자체가 아니라 여유일지도 모르겠다."
예전에는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돈이 필요한 이유도 결국은 여유 때문인 것 같습니다.
생활비 걱정을 조금 덜 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마음 편히 웃을 수 있고,
미래에 대한 불안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 저는 조금씩 변해보려고 합니다.
ETF 투자를 시작한 것도,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결국은 같은 이유입니다.
당장 큰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조금이라도 미래를 준비하고,
조금이라도 마음의 여유를 만들기 위해 시작한 작은 행동들입니다.
물론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여전히 출근하기 싫은 날도 있고,
걱정이 많은 날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과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막연하게 불안해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행동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여유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작은 준비들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비록 지금은 부족하고 느릴지라도,
언젠가는 지금보다 조금 더 여유 있는 삶에 가까워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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